말 따라 하기 시작한 시기|아기 말문 트이는 과정과 언어 변화
아이가 언제 말을 시작하는지 궁금해서 계속 비교하게 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돌 지나면 말한다고도 하고, 어떤 아이는 두 돌 가까이 돼서 갑자기 말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도 많다 보니 저희 집도 지금 괜찮은 건가 싶은 순간이 자주 있었습니다.
처음 말문 열리기 시작했던 시기
보통 아기들은 돌 전후부터 “맘마”, “엄마”, “안녕”처럼 짧은 단어를 조금씩 말하기 시작한다고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아이마다 차이가 정말 컸습니다. 저희 집도 돌 지나고 한동안은 말보다 몸짓이나 소리로 표현하는 시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이름 부르면 반응하고, “가져와”, “까꿍” 같은 말은 이해하는 것 같았는데 정작 직접 말하는 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8개월쯤 지나면서부터 조금씩 따라 말하는 반응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마지막 음절만 따라 하거나 짧게 흉내 내는 느낌이었는데, 자주 듣는 단어는 점점 더 비슷하게 말하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특히 하루 종일 반복해서 들었던 말들은 생각보다 빨리 따라 했습니다. 저희 집도 “가자”, “주세요”, “안돼” 같은 말을 계속 흉내 내기 시작했고, 발음은 정확하지 않아도 억양은 정말 비슷해서 깜짝 놀라는 순간이 많았습니다. 또 처음에는 단어를 정확하게 말한다기보다 상황이랑 같이 연결해서 기억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예를 들어 외출 준비만 하면 먼저 “가자” 비슷한 말을 하거나, 간식 보이면 자주 듣던 단어를 반복하는 식이었습니다. 특히 책 읽어줄 때 매번 같은 부분에서 먼저 소리를 내거나, 노래 후렴구처럼 익숙한 부분만 따라 하는 반응도 점점 많아졌습니다. 그 시기부터는 단순히 말을 듣는 걸 넘어서 스스로 따라 표현하려고 한다는 느낌이 훨씬 크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늘지 않는 것 같아 걱정됐던 시기
그런데 말문이 조금 트인 이후에도 바로 단어가 확 늘어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집도 한동안은 늘 비슷한 단어만 반복하는 느낌이라 “원래 이런 건가?” 싶은 날이 많았습니다. 분명 알아듣는 건 많아 보이는데 말로 표현하는 건 크게 늘지 않다 보니 괜히 더 조급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주변 또래 아이들이 문장처럼 말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비교하게 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했던 건 말은 많이 안 하는데 이해하는 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희 집도 “기저귀 가져와”, “문 닫자”, “책 읽자” 같은 말은 정확하게 알아듣고 움직였는데, 정작 입으로는 늘 하던 말만 반복하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또 어떤 날은 하루 종일 거의 말을 안 하다가도 혼자 놀면서 갑자기 중얼거리듯 따라 하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왜 말이 안 늘까 걱정했는데, 지나고 보니까 그 시기에도 아이들은 계속 듣고 배우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저희 집도 겉으로 보기에는 말이 멈춘 것 같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전에 안 쓰던 단어들을 한꺼번에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노래 가사 일부를 따라 하거나 책에서 자주 듣던 표현을 갑자기 말하는 날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말이 안 느는 시간이라기보다 안에서 계속 쌓이고 있는 시기에 가까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24개월 지나고 갑자기 늘어난 말
저희 집은 24개월쯤 지나면서부터 분위기가 정말 확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한 단어씩만 말하던 아이가 이제는 두 단어를 이어서 말하려고 하기 시작했고, 원하는 걸 말로 설명하려는 순간도 훨씬 많아졌습니다. 특히 하루 종일 같은 말을 반복하던 시기에서 벗어나 “물 주세요”, “엄마 여기”, “이거 없어”처럼 상황에 맞게 연결해서 말하는 날이 갑자기 늘어났습니다. 또 질문처럼 말하는 순간도 많아졌습니다. 밖에 나가면 계속 “이거 뭐야?”, “어디 갔어?”를 반복하고, 대답해주면 그 말을 다시 따라 하면서 단어가 정말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쌍둥이끼리 서로 따라 하면서 같이 말이 느는 느낌도 꽤 컸습니다. 한 아이가 먼저 말한 단어를 다른 아이가 그대로 따라 하고, 둘이 비슷한 표현을 반복하면서 집 안이 하루 종일 시끄러워질 정도였습니다. 또 그 시기부터는 단순히 단어만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기분이나 상황을 설명하려는 모습도 많아졌습니다. 장난감이 없어지면 계속 찾으면서 이야기하고,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기면 짧게라도 이유를 말하려는 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건 보호자끼리 대화하던 표현을 상황 맞춰서 갑자기 사용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조심해”, “기다려”, “다 했어” 같은 말을 스스로 쓰기 시작하니까 이제 정말 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훨씬 크게 들었습니다.
말 따라 하기 시기에 가장 중요하게 느꼈던 부분
말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무조건 많이 가르치는 것보다 아이가 말하고 싶어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저희 집도 처음에는 따라 해보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오히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말에 훨씬 반응이 좋았습니다. 특히 책 읽는 시간이나 노래 부르는 시간처럼 반복적으로 같은 표현을 듣는 상황에서 말 따라 하는 반응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또 아이가 서툴게 말해도 바로 고쳐주기보다 “맞아”, “그거 말하는 거지?”처럼 반응해주니까 더 자신 있게 반복하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보호자 말투나 억양도 그대로 따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가족이 쓰는 표현 자체를 더 신경 쓰게 됐습니다. 특히 아이들은 보호자가 자주 하는 말을 정말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아서, 무심코 했던 말까지 따라 하는 순간도 꽤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집도 짧고 쉬운 표현을 더 자주 쓰게 됐고, 아이가 말을 꺼냈을 때는 최대한 눈 보고 반응해주려고 했습니다. 또 말을 빨리 늘려야 한다는 생각보다 아이가 말하면 통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끼게 됐습니다.
마무리
말 따라 하기 시작한 시기에는 단순히 단어가 늘어나는 것보다 아이가 자기 표현을 꺼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집도 18개월쯤 처음 말문이 열리기 시작했다가 한동안 조용한 시기를 지나, 24개월 이후부터는 정말 하루 종일 말하는 수준으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아이 말은 빠르냐 늦으냐보다 자기 속도대로 차곡차곡 쌓여가는 과정이라는 걸 가장 많이 느끼게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