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개념은 언제 생길까|또래를 의식하기 시작한 시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저희 집도 아기 때는 놀이터나 키즈카페에 가도 주변 아이들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바라보거나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쌍둥이를 키우다 보니 늘 함께 지내는 환경이었는데도 또래 아이들을 따로 의식하는 순간들이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람을 좋아하는 건가 싶었는데, 지나고 보니까 친구라는 개념이 조금씩 만들어지는 과정과도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를 의식하기 시작한 순간

저희 집도 아기 때만 해도 다른 아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모습은 많지 않았습니다. 놀이터에 가도 주변 아이들보다 미끄럼틀이나 장난감에 더 관심을 보였고, 키즈카페에서도 각자 눈앞에 있는 놀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또래에게 관심을 갖는 시기가 생각보다 늦은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아이가 뛰어가는 방향을 따라가거나, 누군가 재미있게 놀고 있으면 한참 동안 바라보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저희 집도 두 돌 전후부터 이런 변화가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다른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점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자기 놀이에만 집중했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또래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계속 살펴보는 모습이 많아졌습니다. 놀이터에서 누군가 모래놀이를 하고 있으면 가까이 다가가서 구경하고, 미끄럼틀을 타는 모습을 보며 순서를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꼭 함께 놀지 않더라도 다른 아이 존재 자체를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저희 집은 쌍둥이라 늘 형제와 함께 있었는데도 다른 또래를 보면 반응이 달랐습니다. 형제와 놀 때와는 다르게 새로운 아이에게 호기심을 보이거나 먼저 가까이 가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을 좋아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까 또래 자체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실제로 이 무렵 아이들은 친구라는 개념보다 비슷한 나이의 아이를 인식하고 관찰하는 과정이 먼저 나타난다고 하는데 저희 집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친구를 사귀는 것보다 먼저 다른 아이를 의식하기 시작했다는 변화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또래에게 관심을 보이고 가까이 가려는 행동 자체가 친구 관계가 만들어지는 첫 단계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

같이 노는 것과 친구가 되는 것은 달랐다

저희 집도 처음에는 다른 아이 옆에서 놀면 친구가 생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까 같은 공간에서 노는 것과 친구 관계를 만드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어린 시기에는 같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각자 놀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놀이터에서도 같은 모래놀이 공간에 앉아 있지만 서로 다른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같은 블록을 사용하면서도 각자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날이 많았습니다. 한 아이가 블록을 쌓으면 다른 아이도 옆에서 블록을 쌓고, 누군가 자동차를 굴리면 비슷하게 자동차를 굴리는 식이었습니다. 서로를 의식하고는 있지만 아직 함께 규칙을 만들거나 역할을 나누는 단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장난감을 건네주거나 상대가 하는 놀이에 참여하려는 모습이 나타났고, 함께 웃거나 반응을 주고받는 순간도 늘어났습니다. 저희 집도 처음에는 각자 놀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역할놀이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물론 오래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또래 옆에서 논다고 해서 모두 친구 관계라고 보지는 않게 됐습니다. 친구라는 개념은 단순히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의식하고 반응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결국 같이 노는 경험들이 쌓이면서 친구 관계도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정 친구를 찾기 시작하던 모습

놀이터에 가면 그날 만난 아이와 놀고 헤어지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특정 아이를 찾는 모습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놀이터에 도착하면 주변을 둘러보거나 예전에 만났던 아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경우가 생겼고, 집에 돌아와서도 특정 친구 이야기를 꺼내는 날이 있었습니다. 특히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더 뚜렷하게 느껴졌습니다. 저희 집도 어느 날부터는 "오늘 ○○ 왔어?", "○○ 어디 갔어?"처럼 친구 이름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비슷한 모습이 반복되면서 특정 또래를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전에는 그냥 주변에 있는 아이였다면 이제는 구별되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또 특정 친구와 함께 있을 때 표정이나 행동도 달랐습니다. 다른 아이와는 금방 떨어져 놀다가도 유독 좋아하는 친구가 오면 가까이 따라다니거나 같은 놀이를 계속 이어가려고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헤어질 때 아쉬워하는 모습도 나타났고, 다음에 또 만나고 싶어 하는 반응도 보였습니다. 저희 집은 쌍둥이라 늘 형제가 곁에 있었기 때문에 친구를 크게 찾지 않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형제와는 다른 또래 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친구라는 개념도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특정 아이를 기억하고 다시 만나고 싶어 하는 경험들이 쌓이면서 조금씩 만들어진다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또래 관계를 보며 알게 된 것

처음에는 친구를 잘 사귀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지, 먼저 다가가는지, 친구가 많은지를 위주로 보게 되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까 어린 시기에는 친구 수보다 또래와 관계를 경험하는 과정 자체가 훨씬 중요했습니다. 아이들은 또래를 통해 기다리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양보하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반대로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하거나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 집도 장난감을 두고 다투거나 순서를 기다리지 못해 울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들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는 방법을 배우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또 친구 관계도 생각보다 개인차가 컸습니다. 어떤 아이는 먼저 다가가는 걸 좋아했고, 어떤 아이는 오랫동안 지켜본 뒤에야 가까워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 집 쌍둥이도 성향이 달라 한 아이는 새로운 친구에게 먼저 다가갔고, 다른 아이는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을 두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사회성이 좋고 나쁘고의 문제보다 아이마다 관계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는 걸 더 중요하게 보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느낀 건 친구라는 개념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를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해 따라 하고, 함께 놀고, 특정 친구를 기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조금씩 만들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를 잘 사귀는지보다 또래와 어울릴 기회를 충분히 경험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친구와 어울려 함께 놀고 있는 아이의 모습

마무리

아이마다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식은 조금씩 달랐습니다. 어떤 아이는 먼저 다가가고, 어떤 아이는 충분히 지켜본 뒤 천천히 가까워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조급하게 사회성을 평가하기보다 아이가 자신의 속도로 관계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결국 또래와 함께하는 작은 경험들이 쌓이면서 아이만의 관계 맺기 방식도 자연스럽게 자라게 된다는 걸 느끼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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